|
바빠서 참 좋다
이
무
관
중앙 펜실베니
어 장수회 부회장
내가
이 곳에 와서
살은지가 벌써 20년이
넘었습니다. 영어
한마디도 제대로 못할
뿐만 아니라, 아직도
운전면허도 없으면서, 그런대로
즐겁게 산답니다. 아마
해리스버그에 정이 들었나봅니다. 자동차 문화가 발달한
미국에서 이민 초기에는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녔습니다. 길을 잃어
쩔쩔 매다가 순찰경관의
도움도 받았지요. 요즘은
자전거보다 버스를 주로
타고 다닙니다. 다니던
길만 줄곧 운전하고
다닌 사람보다 해리스버그의
길은 제가 더
잘 안답니다. 하도
누비고 다녔으니까.
이곳 해리스버그는
지나치게 큰 대도시의
복잡함도 없고, 그렇다고
농촌처럼 편이시설이 멀리
떨어진 것도 아닌, 자그마한 도시로 살기에
참 좋은 곳이랍니다.
도심을
관통해서 유유히 대서양으로
흘러가는 Susquehanna강은 정말
일품이랍니다. 새벽
녁에 강뚝을 걷다보면
혼자 즐기기엔 아까운
아름다운 풍경을 온
전신으로 느낀답니다. 강물이
안개와 하늘과 맞닿아
하늘로 흐르고 있는
것 같은, 웅장한
교향악이 흘러나오는 정말
축복받은 정경이랍니다. 일년 4계절 강의
풍경은 저의 이곳
생활을 살찌게 만들었습니다. 매서운 찬바람 속에서도
강뚝을 달리는 사람들, 늙은이든 중년이든, 여자든
남자든 마주치면 good morning! 인사하고 지나치는; 이러한
멋진 강을 바로
옆에 두고 사는
저의 삶이 정말
축복받은 것입니다.
원래
못 배운데다가 둔재라
성과는 거의 없습니다만
틈나는 대로 영어공부에,
computer도 익히고, minimum wage를 받기
위해서 아직도 출근은
합니다. 그러자니 80이 넘은
저로서는 정말 바쁘답니다. 할 일이
없어서 우두커니 시간을
보내는 딱한 인생은
아니랍니다.
일본의
후생성에서, 1970년대라고 압니다만, 60대를 노년이라
부르기엔 적절치 않다는
생각에서 새로운 용어를
공모한 적이 있었답니다. 이때 이미
일본의 생명보험업계에서는 60대, 70대에게 숙년(熟年)이라 익힐
숙자를 써왔었는데, 후생성의
공모에 당선된 것은
실년(實年)이랍니다. 평생을
노력해서 얻은 결실을
거두는 나이라는 뜻이지요. 그런데 사람의 활동
가능 연령이 점점
더 늘어나서, 요즘은 60대는 장년(壯年)이고, 각국 기업이나
정계에서 활발히 영향력을
발휘하는 분들 가운데 70대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제
노인이라는 개념은 바뀌어졌습니다.
삶의
연륜이 쌓이면, 즉
축적된 지식에 더하여
경륜이 쌓이면 지식
아닌 지혜가 생깁니다. 지혜를 가진다는 것은
오랜 동안의 경험과
고뇌를 전제로 하는
것으로, 우리에게는
이 지혜가 필요한
것입니다.
도량도
넓어집니다. 도량이
넓다(broadminded)는 것은
다른 사람의 일이나
이야기를, 또는
아이디어를, 설혹
자기생각과 다른 것이라도, 혹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진정으로
열심히 경청하고 바르게
이해하는 힘이지요. 마음에
들지 않지만 내가
속 좁은 사람이
아니니 들어나 보자고, 들어준다는 내색을 하는
사람(small-minded, or
narrow-minded)과는 한참
거리가 있습니다. 그러니
도량이 넓은 사람은
남의 장점을 보게되고, 배운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좁은 사람은 남의
결점만 먼저 눈에
들어오고 흉보면서 닮아간답니다,
저도
최근에야 이런 이야기들을
들어 배웠습니다. 바쁘게
사는 덕분에.
생각 깊이하면서 사는, 멋있는 인생을 다듬기
위해서 남의 장점부터
찾아 배우면서 살겠습니다. 더욱이 금년은 몇
백년 만에 오는
황금돼지 해로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 모두가
남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는 보람된
한해이기를 빕니다.
|